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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고 글 쓰고 나누는 제 마음에 사랑이 흘러넘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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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5)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5) -오독은 문맥 읽기 실패의 결과- -교회가 진보를 지연시킨 과정(How the Churches Have Retarded Progress)-러셀은 교회가 도덕이라고 부르는 것을 고수하면서 그것을 무고하게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가톨릭교회는 매독에 걸린 남자와 결혼한 순진한 소녀에게, “이것은 영속적인 성사(聖事)다. 그대는 평생 함께 해야 한다.”(“This is an indissoluble sacrament. You must stay together for life.”)라고 말한다는 것이지요. 교회는 여전히 세계의 고통을 감소시키는 모든 진전과 개선을 가로막는 대적으로서 인간의 행복과 전혀 상관없는 편협한 행동 규정들(a certain .. 2023. 4. 5.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4)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4) -오독은 문맥 읽기 실패의 결과- 러셀은 사람들이 종교를 수용하는 것은 지적인 논증(argumentation)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자기 지론을 한 번 더 언급합니다. 감정적인 근거로 종교를 수용한다고 봅니다. 종교가 사람들을 덕스럽게(virtuous) 해 준다고 말들 하지만, 자기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고백하지요. 그러면서 새뮤얼 버틀러(1835-1902)가 풍자소설인 “에레혼 재방문”(Erewhon Revisited, 1901)에서 이 주장을 패러디한 것을 지적합니다. 전작인 “에레혼”(1872)에는 외딴 어느 나라에 도착한 힉스라는 사람이 그곳에서 얼마간 보낸 후 기구를 타고 그 나라에서 탈출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20년 후 그가 그 나라로 .. 2023. 3. 29.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3)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3) -오독은 문맥 읽기 실패의 결과- 이 항목에서 러셀은 그리스도에게 한 가지 가장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가 지옥을 믿었다는 점입니다. 자비심이 심오한 사람이라면 영원한 형벌(everlasting punishment)을 믿을 수 없겠지만, 그리스도는 영원한 형벌을 진정으로 믿었고 자기 가르침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거듭 보복적인 분노(a vindictive fury)를 가했다면서 이것은 최고의 탁월성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의 태도는 소크라테스와 비교된다면서, 소크라테스는 자기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훨씬 현인답게 온화하고 우아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지요. 그리스도의 이런 면모를 드러내는 것으로 아.. 2023. 3. 22.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2)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2) -오독은 문맥 읽기 실패의 결과- 러셀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이야기한다면서,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마태복음 5:39)라는 성구를 인용합니다. 그러더니 이것은 새로운 원리가 아니라 노자나 붓다가 이미 말한 내용이라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사실상 수용하지 않는 원리라고 주장하지요. 그 후에 아래와 같은 마태복음 세 구절을 더 언급하면서, 이것들은 탁월한 원리요 가르침이지만 자기도 따르지 못하듯이 그리스도인들도 실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태복음 7:1)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태복음 5:42)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 2023. 3. 15.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1) 버트런드 러셀의 복음서 읽기(1) -오독은 문맥 읽기 실패의 결과- -책 읽기의 기본원리- 하나님의 계시로 형성된 성경은 기본적으로 문학 작품입니다. 그 문학적 측면을 고려한다는 말은 우선 각 책이 어떤 종류의 ‘문학’(literature)인지 주목하는 것입니다. 역사서인지, 시가서인지, 예언서인지, 서간문인지 구분하고 그 장르에 맞게 이해해 가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책의 저자가 자기의 글을 어떻게 읽어주기를 바라는지 식별하게 됩니다. 잠언을 읽고 이해하는 방식과 역사서를 읽고 이해하는 방식은 달라야 하지요. 예컨대 잠언 3:5을 보면,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신뢰하고 자기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는 권면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2:1-5을 보면, 전심을 다해 명철을 찾으라는 명령이 제시됩니다. 이 모.. 2023. 3. 10.
우리나라 문화를 선도한 한 작곡가를 기리며 우리나라 문화를 선도한 한 작곡가를 기리며 -고 박재훈 목사의 음악 인생 선물- 1년 반 전에 한 기독교 작곡가가 하나님의 마지막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향년 98세, 우리나라 나이로는 100세였습니다(1922-2021). 고 박재훈 목사님입니다. ‘한국교회 음악의 아버지’, ‘한국교회 제1호 지휘자’ 및 ‘한국 동요의 대부’로 불리는 박 목사님은 평생 찬송가, 성가곡 및 동요를 포함하여 총 1,500여 곡을 작곡했습니다. 찬송은 현재 기독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새찬송가(혹은 21세기찬송가)에 9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어서 돌아오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눈을 들어 하늘 보라”와 같은 것들이지요. 동요는 “봄”(‘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로 시작), “다.. 2023. 2. 22.
Happiness in Biblical Humanities (성서인문학의 행복론) Happiness in Biblical Humanities -Introduction- Happiness comes from within. That's not to say that external factors aren't important; it's a matter of priorities. What's the point of having $244 trillion [the fortune of Bernard Arnaud, currently the richest man in the world] if you don't have peace and joy in your heart? What's the point of having $244 trillion if you have peace and joy in your.. 2023. 2. 10.
성서인문학의 키워드: 분별(Prudence) 성서인문학의 키워드: 분별(Prudence) -성서인문학은 무엇인가?- 성서인문학은 성서와 인문학의 공통분모 속에서 지성, 감성, 영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향연의 한마당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인문학은 인간의 본질이 흙 혹은 땅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임을 명심하는 것이 인간의 겸허한 자기 인식이지요. 영어의 인간(human)과 겸손(humility)이란 단어가 흙 또는 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와 라틴어 단어에서 비롯된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물의 척도는 인간”이란 언명은 인간의 본분을 망각한 선언입니다. 그 말은 인간 개개인이 척도라는 말이기에 상대주의라는 자기모순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영혼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생각하.. 2023. 2. 10.
“하나님의 선교”로 본 선교적인 삶 ("선교 대구"에 게재된 제 글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선교”로 본 선교적인 삶 -“하나님의 선교”의 유래-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혹은 Mission of God)의 나이는 70세 혹은 88세입니다. 전 세계 선교계에 등장한, 1952년 빌링언(Willingen) 선교 대회로부터 따지면 70세입니다. 1928년 칼 바르트가 자기 강연에서 언급한 것을 바탕으로, 칼 하르텐슈타인이 1934년에 이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부터 따지면 88세이지요. 이 두 사람은 선교란 삼위일체되신 하나님의 사역에 기반을 두고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현시하는 것이므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반응은 순종뿐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 표현은 원래 “하나님의 보내심”, 즉 하나님께서 성자와 성령을 보내.. 2022.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