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我)-나를 알라54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의 심연을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1)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의 심연을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1) -전 세계 국지적 분쟁의 장기화- 지난해(2022년)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은 전쟁은 어디에서 벌어졌을까요? 전 세계의 이목을 독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아닙니다. 에티오피아입니다.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그곳에서 희생된 사망자 수는 6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티그레이 지역과 분쟁 중인 동안 에티오피아의 가장 큰 민족인 오로모족이 오래된 반란을 되살리면서 다른 민족을 고향에서 몰아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그 나라에 거주하는 90개 이상이나 되는 민족 집단의 지도자들이 11개 민족 기반 지역 중 한 곳을 장악하기 위해 증오를 부추기는 경향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 2023. 7. 18. 벌레와 같은 현대 직장인 가장의 실존을 열어 밝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2) 벌레와 같은 현대 직장인 가장의 실존을 열어 밝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2)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한 가족 구성원들입니다. 그레고르와 그의 부모와 여동생 그레타입니다. 그 외에 회사 지배인이나 하녀나 파출부 할멈이나 하숙인 3명도 더 등장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엑스트라에 불과합니다. 즉 이 이야기는 한 가족의 현실과 일상을 묘사하는 기록입니다. 이 가족 구성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그레고르는 고된 출장 영업을 통해 옷감을 판매하는 회사 직원이고, 아버지는 사업이 망한 뒤 은퇴한 노인이고, 어머니는 가사를 돌보는 주부이며, 여동생은 17세 청소년입니다. 현재는 그레고르가 5년째 가정의 생계를 책임 맡고 있는 가족 부양자(breadwinner)입니다. 당장 아.. 2021. 7. 31. 벌레와 같은 현대 직장인 가장의 실존을 열어 밝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1) 벌레와 같은 현대 직장인 가장의 실존을 열어 밝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1) 작년부터 진행 중엔 ‘코로나 19’로 인해 대인 활동보다는 언택트(Untact=Un+Contact)나 온택트(Ontact=On+Untact) 활동이 훨씬 더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지요.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 시간까지 회사에서 근무하던 가장이 재택근무하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학교가 파한 후에 이어지는 과외 수업으로 밤 시간까지 공부하던 자녀들도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받는 경우도 흔한 풍경입니다.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집안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바빠서 하지 못한 가족 간의 활동을 증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한 것입니다. 물론 집에서 일을 처리하거나 수.. 2021. 7. 27. 내면의 자산으로 풍요로운 인생 내면의 자산으로 풍요로운 인생 이번 달 23일이 되면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올림픽 하면 제게는 “참여하고 잘 싸우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올림픽 정신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여기에서 잘 싸운다는 것은 자신의 기량으로 정정당당하게 타인과 경쟁하는 것을 가리킬 것입니다. 이렇듯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비교하는 것이 항상 불건전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기량을 자신의 것과 비교하여 자신을 더욱 개발해가고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올림픽은 각 종목마다 세계적인 수준과 기록을 자랑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더욱 진전된 육체적, 정신적 능력 개발을 지향하는 장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속해 있는 직장이나 공동체 속에서도 얼마든지 이러한 긍정적인 비교는 가능합니다. 규.. 2021. 7. 3.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만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2)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만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2) -고유한 나 자신되기- ‘성장 소설’의 경전이라는 별명답게 이 작품 속에는 주인공 싱클레어가 내적 성숙의 길로 나아가는 다양한 면모들이 감동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래 집단 속에 속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가 곤경에 처하기도 하고, 자기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친구 혹은 안내자를 만나기도 하고, 방탕한 길에 빠지기도 하며, 다시 회복되어 자기만의 길을 탐색하는 여정에 오르기도 합니다. 프란츠 크로머와의 불행한 만남으로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영혼의 올무가 되는지 경험합니다. 데미안의 개입으로 크로머와는 결별하게 되지만, 데미안의 사상과 시각이 싱클레어의 마음을 흔들어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를 통합하는 새로운.. 2021. 6. 3.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만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1)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만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1)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유명한 김영민 교수가 쓴 책 중에 "공부란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공부는 돈을 더 벌고, 더 유식해 보이고,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같은 즉각적인 쓸모를 추구하는 공부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지식 탐구를 통해, 어제의 나에게서 도망치는 재미를 느끼며 과거의 나보다 더 성숙해진 나를 체험할 것을 기대한다고 역설합니다. 이런 자기 갱신의 체험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 의식을 부여해 주고, 타인의 지배를 받는 삶을 거부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식을 탐구하게 되면 자신의 어떤 측면이 달라지길래, 이런 자기 갱신이 이루어진다는 말일까.. 2021. 5. 22. 이전 1 ···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