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我)-나를 알라54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3)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3) -호기심이 일구어내는 새로운 세상- 포는 공포소설로도 유명하지만, 탐정소설 혹은 추리소설로도 유명합니다. 이 소설 장르의 창시자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두 소설 장르는 서로 모순되는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섬뜩해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공포소설은 주로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요소에 기반하고 있는 반면, 탐정소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요소에 근거하고 있으니까요(김욱동 교수). 극과 극이 서로 통한다는 말이 포의 경우에는 더욱 확연해집니다. 그렇다면 이 두 극단적 장르를 연결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호기심이라는 강한 지적 욕구입니다. 합리성을 따지는 추리소설에서 탐정들이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지적인.. 2023. 9. 15.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2)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2)-포의 고딕소설의 특징-영문학사에는 고딕소설(Gothic fiction), 고딕공포물(Gothic horror)이란 장르가 등장합니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엽에 걸쳐 영국에서 유행한 기이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로서, 주로 유령이나 괴물이 등장하거나 초자연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공포감과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이 장르에 속한 초기 소설들의 배경이 유럽 중세의 고딕 양식 건축물이었기에 ‘고딕’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포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 바로 이 고딕공포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포의 고딕소설은 그가 활동하던 당시에 유행한 ‘페니프레스’[6센트인 일반 신문과 달리 1센트라는 낮은 가격을 내세워 전 계층에서 널리.. 2023. 9. 9.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1) 공포와 호기심이란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섬세하게 관찰한 에드거 앨런 포(1)이 세상에는 공포 소설(horror fictions)이나 공포 영화(horror movies)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요즘엔 공포 장르보다는 스릴러물(thriller genre)을 좋아하는 이들이 더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공포물을 선호하는 이들이 건재합니다. 무시무시하고 으스스한 배경하에서, 귀신이나 좀비나 뱀파이어 혹은 보기 흉측하게 변형된 괴물이나 곤충들이 나타나,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파국적인 사건을 낳는 공포물을 선호하는 심리는 언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인지 공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러한 자기 경향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왜 사람들은 공포물에 끌릴까요? -허구의.. 2023. 9. 1. 걸신들린 삶과 시인의 삶 걸신들린 삶과 시인의 삶 인생 60을 넘기고 보니 삶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첫째는 벌거벗고 태어났으니,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데서 살기 위해 진력하자는 방향이 있습니다. 이 방향의 특징은 자족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의식주가 해결되어도 탐욕이 발동하여 더 나은 사치스러운 의식주 환경을 추구하다 생을 마감합니다. 나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생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들은 거추장스럽기만 합니다. 둘째는 벌거벗고 태어났지만, 내 속에 부족한 것을 찾아 회복하는 데 주력하는 방향입니다. 이 방향의 특색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염려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을 위해 미래 계획을 구상하고 현재 주어진 일에 열심을 기울이지만, 근접한 미래에.. 2023. 8. 18.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를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3)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를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3) -인간성 상실: 본능에 굴복하여 인간 한계 넘기- 이 작품 속에는 제목인 “어둠의 속”(heart of darkness)이란 표현도 나오지만, “속의 어둠”(darkness of the heart)라는 어구도 등장합니다. 물론 그 은유적 표현들이 사용된 문맥에서는 각각 미지의 세계, 야만 세계의 중심을 가리키고, 그 중심이야말로 참으로 미개하고 야만적이라는 뜻으로 풀립니다. [예: “우리는 어둠의 심장부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들었어.” / “어둠의 심장부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 나온 갈색 강물은 상류로 올라올 때의 두 배의 속도로 우리를 바다 쪽으로 들고 가더군.] 그렇지만 그 어둠이 또 다른 은유 역할을 함.. 2023. 8. 11.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를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2) 유럽 식민주의의 단면을 통해 어두운 인간 내부를 조명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2) -방랑자 찰리 말로의 최고 경험- 찰리 말로는 “뱃사람”이었지만, “방랑자”였습니다. 뱃사람이라면 의례 정착된 삶을 영위하지만, 그는 떠돌이 신세를 자처했다는 말입니다. 이리저리 세계를 떠돌며 여행하는 것도 즐겼지만, 그 기간 중에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친구들에게 나누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6년간 동양을 여행하고 돌아와서는 빈둥거리며 지내고 바쁜 친구들 집을 방문해서는 “그들을 계몽시킨다는 거룩한 사명이라도 가진 사람”처럼 군 것을 보세요. 이런 그가 상아 교역소 책임자인 커츠를 만나기 위해 떠난 그 여행이 자기 생애에서 최장 항해이자 절정의 경험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사건 자체는 “어둡고 비참하고, 그렇다고 .. 2023. 7. 26.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