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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고 글 쓰고 나누는 제 마음에 사랑이 흘러넘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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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5)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5)-인간 이해의 장-이 작품을 계속 읽어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심정을 섬세하고도 적확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탁월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각자가 품고 있는 그 미묘하고 세밀한 감정을 이렇게 글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특히 다양한 상황에서 제시되는 은유에는 오랫동안 다양한 삶의 면모를 객관적으로 관조하고,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성찰한 작가의 역량이 묻어납니다. 특히 제 눈에 띈 세 가지 은유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숱한 사람의 심리적, 사회직, 영적 면모를 묘사하는 데 아주 유효합니다. ‘그림자 없는 사람’이란 표현은 안나에 대한 뻬쩨르부르끄 사교계의 평가였습니다. 모스끄바 여행에서 돌아온 안나가.. 2025. 3. 22.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4)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4)-인생의 의미 탐구-이 작품이 안나의 결혼 생활과 불륜 행각만 주를 이루었다면, 러시아식 ‘막장 드라마’라는 평판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입니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묘사하는 프랑스식 퇴폐상과 별반 차이가 없었을 테니까요(이현우,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그 대신 이 작품은 안나의 이야기와 거의 대등한 분량으로 레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안나가 맺은 인간관계를 통해 부부간에 발생하는 사랑과 배신의 역학 관계와 불륜이 초래한 깊은 고뇌와 죄책감의 현실이 드러났다면, 레빈이 겪은 삶의 궤적을 통해 한 인간이 겪는 도덕적 갈등과 존재론적 탐색 과정이 완연히 계시됩니다. 한편으로 레빈은 자신의 과.. 2025. 3. 15.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3)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3)-결혼 지침서-행복한 가정의 일관된 면모와 불행한 가정의 다양한 양상을 소개해 주는 이 작품은 마치 결혼의 지침서 같습니다. 요즘처럼 결혼 이후 이혼이 성행하고 심지어 결혼 자체가 기피되는 현실에서 결혼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결혼의 실상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상고해 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봅니다.   결혼은 단순한 법적 계약이나 사회적 제도가 아니라, 두 사람의 삶이 서로 얽히고 연결되는 깊은 관계입니다. 이는 두 사람이 형성한 가정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입니다. 이 작품은 결혼을 통해 개인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새로운.. 2025. 3. 1.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2)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2)-19세기 러시아 사회와 인물들의 갈등-19세기 러시아 사회는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관과 새로운 사상이 충돌하며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귀족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 그리고 새로운 사상의 유입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열망이 공존했다는 점입니다. “안나 카레니나”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의 삶의 방식은 이러한 혼란을 반영하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귀족 사회의 외도와 불륜. 스쩨빤 아르까지치와 안나 까레니나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에서는 외도와 불륜이 만연했습니다. 스쩨빤은 자신의 불륜을 당연하게 여기고 못생긴 아내는 .. 2025. 2. 6.
주님의 기쁨이 우리의 자랑 주님의 기쁨이 우리의 자랑-오늘의 혼돈과 어제의 혼란-나라가 여전히 혼돈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탐하던 암군(暗君)이 구속된 후에도 그 수하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위헌적이고 무법한 행태로 국가 안보가 위태롭고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는 것 따위는 아예 그들의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기 기득권만 지킬 수 있다면, 무슨 무도하고 무리한 일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혼군(昏君)의 아바타에 불과한 현 권한 대행이 드러낸 위헌적 행위를 보라. 그 주군의 체포·수색 영장 집행 건, 내란특검 도입 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건 등에서 그는 국민과 헌법의 편 대신 주군과 위헌의 편에 섰다. 이로써 자신이 내란 동조자라는 점을 부죄(負罪)한다는 사실조차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영장 집행 시엔 .. 2025. 2. 4.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1)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1)지난 두 달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트라우마를 안겨 주었습니다.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에 윤석열 대통령이 예고 없이 긴급 담화를 열고 기상천외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10시 50분에 국회의 모든 출입구가 폐쇄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이 제한되었습니다. 11시 25분에 박안수 육군 대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되고, 11시 30분에 계엄사령부가 포고령 제1호를 발령했으며, 11시 50분에 군용 헬기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 착륙한 후 일부 병력이 국회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의사당 안으로 들어왔지만, 11시 6분경에.. 2025. 1. 25.
균형과 협업을 지향하는 ‘하나님의 선교’ 균형과 협업을 지향하는 ‘하나님의 선교’ -레슬리 뉴비긴의 ‘하나님의 선교’-“하나님의 선교”를 주창한 레슬리 뉴비긴(1909-1998)이 “오픈 시크릿”(The Open Secret, 1978/1995)에서 ‘통전적인 복음 전도’(holistic evangelism)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개인적인 해방과 정치적/문화적 해방이라는 두 문제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를 다루기 위해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의 이모저모를 탐색합니다. 그는 특히 해방신학의 종말론[‘우리가 바라보는 종말은 무엇인가?’]과 인식론[‘우리는 그 방향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그는 먼저 해방신학이 참된 신학이란 실천행위의 맥락에서만 정립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헌신과 믿음.. 2024. 12. 23.
원행(遠行)과 근거리 여행 원행(遠行)과 근거리 여행지난달 말에 가족과 함께 순천을 다녀왔다. 열흘 전에는 강의차 대구를 방문했다. 순천까지는 1시간 40분이 걸렸고, 대구까지는 2시간 반이 걸렸다. 자가용 여행일 경우에 2시간이 넘으면 한번은 쉬어가야 한다. 2시간이 넘지 않으면 별로 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 2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다. 너댓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달릴 때이다. 거제도에 살면서 가장 멀리 간 것은 양평까지였다. 5시간 반이었다. 그곳을 가다 보면, 2시간 반쯤은 가뿐히 넘어간다. 대구까지의 물리적 거리가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심리적 거리가 그만큼 짧아진 덕이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단거리 경유지까지 가는 게 별로 힘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다른 영역에도 적용된다. 긴 기간.. 2024. 12. 16.
최고가 아니라도 괜찮아 최고가 아니라도 괜찮아소수의 유대인으로 시작된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을 정복했다. 역사적 신비 중 한 가지다. 그 과정의 선두 주자는 사도 베드로였다. 그렇지만 예루살렘을 넘어 로마 제국 각지로 복음을 나른 이 중에는 사도 바울이 으뜸이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의 대표 격으로 펼친 사역 여정이 사도행전에 고스란히 실려 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열린 결말을 고려해 보자면, 그의 배턴을 이어받아 선교의 장을 더욱 널리 확대한 이들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상으로는 그 이후에 혁혁한 선교 여정을 시도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역사학자 바트 어만에 의하면, 그 이후부터 첫 4세기까지 단 한 가지 선교 활동과 연관된 일화라도 알려진 선교사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겨우 세 명정도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즉 현재.. 2024.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