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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고 글 쓰고 나누는 제 마음에 사랑이 흘러넘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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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2)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연주하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2)-19세기 러시아 사회와 인물들의 갈등-19세기 러시아 사회는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관과 새로운 사상이 충돌하며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귀족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 그리고 새로운 사상의 유입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열망이 공존했다는 점입니다. “안나 카레니나”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의 삶의 방식은 이러한 혼란을 반영하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귀족 사회의 외도와 불륜. 스쩨빤 아르까지치와 안나 까레니나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에서는 외도와 불륜이 만연했습니다. 스쩨빤은 자신의 불륜을 당연하게 여기고 못생긴 아내는 .. 2025. 2. 6.
주님의 기쁨이 우리의 자랑 주님의 기쁨이 우리의 자랑-오늘의 혼돈과 어제의 혼란-나라가 여전히 혼돈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탐하던 암군(暗君)이 구속된 후에도 그 수하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위헌적이고 무법한 행태로 국가 안보가 위태롭고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는 것 따위는 아예 그들의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기 기득권만 지킬 수 있다면, 무슨 무도하고 무리한 일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혼군(昏君)의 아바타에 불과한 현 권한 대행이 드러낸 위헌적 행위를 보라. 그 주군의 체포·수색 영장 집행 건, 내란특검 도입 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건 등에서 그는 국민과 헌법의 편 대신 주군과 위헌의 편에 섰다. 이로써 자신이 내란 동조자라는 점을 부죄(負罪)한다는 사실조차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영장 집행 시엔 .. 2025. 2. 4.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1) 하강하는 욕정의 삶과 상승하는 성찰의 삶이 빚어내는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1)지난 두 달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트라우마를 안겨 주었습니다.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에 윤석열 대통령이 예고 없이 긴급 담화를 열고 기상천외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10시 50분에 국회의 모든 출입구가 폐쇄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이 제한되었습니다. 11시 25분에 박안수 육군 대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되고, 11시 30분에 계엄사령부가 포고령 제1호를 발령했으며, 11시 50분에 군용 헬기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 착륙한 후 일부 병력이 국회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의사당 안으로 들어왔지만, 11시 6분경에.. 2025. 1. 25.
균형과 협업을 지향하는 ‘하나님의 선교’ 균형과 협업을 지향하는 ‘하나님의 선교’ -레슬리 뉴비긴의 ‘하나님의 선교’-“하나님의 선교”를 주창한 레슬리 뉴비긴(1909-1998)이 “오픈 시크릿”(The Open Secret, 1978/1995)에서 ‘통전적인 복음 전도’(holistic evangelism)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개인적인 해방과 정치적/문화적 해방이라는 두 문제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를 다루기 위해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의 이모저모를 탐색합니다. 그는 특히 해방신학의 종말론[‘우리가 바라보는 종말은 무엇인가?’]과 인식론[‘우리는 그 방향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그는 먼저 해방신학이 참된 신학이란 실천행위의 맥락에서만 정립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헌신과 믿음.. 2024. 12. 23.
원행(遠行)과 근거리 여행 원행(遠行)과 근거리 여행지난달 말에 가족과 함께 순천을 다녀왔다. 열흘 전에는 강의차 대구를 방문했다. 순천까지는 1시간 40분이 걸렸고, 대구까지는 2시간 반이 걸렸다. 자가용 여행일 경우에 2시간이 넘으면 한번은 쉬어가야 한다. 2시간이 넘지 않으면 별로 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 2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다. 너댓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달릴 때이다. 거제도에 살면서 가장 멀리 간 것은 양평까지였다. 5시간 반이었다. 그곳을 가다 보면, 2시간 반쯤은 가뿐히 넘어간다. 대구까지의 물리적 거리가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심리적 거리가 그만큼 짧아진 덕이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단거리 경유지까지 가는 게 별로 힘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다른 영역에도 적용된다. 긴 기간.. 2024. 12. 16.
최고가 아니라도 괜찮아 최고가 아니라도 괜찮아소수의 유대인으로 시작된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을 정복했다. 역사적 신비 중 한 가지다. 그 과정의 선두 주자는 사도 베드로였다. 그렇지만 예루살렘을 넘어 로마 제국 각지로 복음을 나른 이 중에는 사도 바울이 으뜸이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의 대표 격으로 펼친 사역 여정이 사도행전에 고스란히 실려 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열린 결말을 고려해 보자면, 그의 배턴을 이어받아 선교의 장을 더욱 널리 확대한 이들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상으로는 그 이후에 혁혁한 선교 여정을 시도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역사학자 바트 어만에 의하면, 그 이후부터 첫 4세기까지 단 한 가지 선교 활동과 연관된 일화라도 알려진 선교사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겨우 세 명정도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즉 현재.. 2024. 11. 27.
성서인문학에 빚진 그리스도교 성서인문학에 빚진 그리스도교아직도 ‘성서인문학’(Biblical Humanities)이라는 표현을 접하면,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성한 하나님의 계시를 세상의 학문으로 혼잡하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테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리스도교 역사 가운데 철학이 신학에 끼친 선한 영향력에 대해 무지하기 십상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전달된 것 자체가 인문학적 연구 과정의 산물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기록된 성경이 오늘날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에게 전달된 것이 누구의 덕일까? 수많은 인문학자의 서지학적 연구와 번역 덕분이다. 먼저 ‘에스라’에 대해 잠깐 살펴보자. 그는 히브리어로 기록된 다양한 구약의 계시를 집대성한 학사(scribe)였.. 2024. 11. 26.
우리가 살 길, 공생공락(共生共樂) 우리가 살 길, 공생공락(共生共樂)참나무 밑에서 소나무가 죽는다. 번성한 참나무가 햇빛을 독식하기 때문에 그 아래 있는 어린 소나무가 생장하지 못한다. 한편으로, 소나무는 참나무를 비롯한 다른 식물들의 성장을 방해한다. 그 뿌리에서 타감작용(他感作用, allelopathy) 물질인 갈로타닌(gallotannin)이라는 독한 물질을 내뿜어, 그 주변에서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두 나무는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각각 서로 다른 생태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침엽수(conifer, 바늘잎나무)인 소나무는 햇볕을 많이 받아야만 자라는 양수(陽樹)인 데 반해, 활엽수(broadleaf, 넓은잎나무)인 참나무는 볕을 적게 받아도 잘 자라는 음수(陰樹)다. 소나무는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 2024. 11. 25.
날마다 꽃이 되는 인생 날마다 꽃이 되는 인생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아야 하듯이,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 들어 더 절실하게 깨닫는 점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아도 이 교훈이 맞다. 오늘 할 일도 이미 넘치는데, 내일 할 일을 미리 오늘로 가져올 필요가 어디 있는가? 게다가 내일 할 일 중에는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일도 존재한다. 이런 종류의 일은 오늘로 가져올 수도 없다. 미리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경우를 말한다. 백해무익하다. 그런데도 자꾸 사로잡히는 것은 습관이다. 그 걱정되고 두려운 생각 앞에 ‘교통순경’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무리 바빠도 ‘교통순경’이 멈추라고 하면 바로 그 자리에 서듯이, 갈지자를 걷는 내 생각을 세워주는 ‘교통순경’이 필요하다.. 2024. 11. 24.